'Daily record' 카테고리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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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record5

새는 나무가 아닌 자신의 날개를 믿는다. 토요일 오전 자격증 시험을 보러 학교에 갔다. 시험 시작이 얼마 남지 않자 감독관이 다가와 보고 있던 책을 정리하라는 제스처를 보낸다. 책을 가방에 넣고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창문 밖에는 건물 아래쪽에 수풀이 우거져 있었다. 아침이라 그런지 참새들 소리가 들렸다. 기다랗고 얇은 나뭇가지에 참새 한 마리가 날아와 앉았다. 그리고 뒤따라 참새 한 마리가 옆에 날아와 앉았다. 가느다란 나뭇가지가 참새의 무게 때문에 낚싯대처럼 휘어진다. 그리곤 한 마리가 다시 날아갔다. 나뭇가지는 날아간 참새 무게만큼 위로 올라갔고 위아래로 너울거렸다. 참새가 앉아있는 가느다란 나뭇가지가 바람에 살랑거렸다. 참새는 나뭇가지에 잘도 앉아있었다. 그 얇고 흔들리는 나뭇가지 위에서 잘도... 문득 어쩜 저렇게 떨어지지도 않고 잘 .. 2021. 10. 18.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모르겠을 때 떠올리는 말 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오늘 점심은 무엇을 먹을지, 넷플릭스에서 어떤 영화와 드라마를 볼지부터 어떤 대학에 진학하고 무엇을 전공할지, 무슨 일을 할지 등등 하루하루가 선택의 연속이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삶의 방향을 정하는 중요한 선택까지 수많은 선택 앞에서 고민한다. 그렇게 고민한 선택들이 모여 내가 되고, 나의 삶이 된다. 어렸을 때는 그런 것들을 선택이라고 의식하지 않고 대부분 나의 기호를 따랐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다른 것을 선택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이를테면 내가 문과가 아닌 이과를 선택했다면 지금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내가 전공을 다른 것을 택했다면 어땠을까? 와 같이 현재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는 선택에 대한 것들을 곱씹어 보.. 2021. 10. 18.
누군가는 당신의 안부를 걱정하고 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혹은 이미 겪었을 수도 있는 일상을 글로 남겨본다. 이건 일기일 수도 있고 어쩌면 소설일지도 모른다. 나의 모든 기억을 사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기억은 쉽게 왜곡되기도 하니까. 왜곡된 기억일지도 모르는, 내가 기억하는 나의 하루 중 하루. 누군가는 당신의 안부를 걱정하고 있다 집 근처에 작은 세탁소가 있다. 나의 아버지 연세 즈음 되시는 분이 운영하시는 작은 세탁소다. 사투리를 쓰는 것을 보면 경상도 분이신 것 같다. 말투가 다정하진 않지만 무심한 듯 친절함이 느껴진다. 나는 자취를 하는데 집에 다리미도 없어서 다림질이나 관리가 필요한 옷은 웬만하면 드라이클리닝을 맡긴다. 그래서 계절이 바뀔 때마다 방문을 하곤 했었다. 나는 7월 중순부터 제주도에서 지내고 있었고, 예상보다 오.. 2020. 12. 26.
어디까지 마음을 내어주어야 할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혹은 이미 겪었을 수도 있는 일상을 글로 남겨본다. 이건 일기일 수도 있고 어쩌면 소설일지도 모른다. 나의 모든 기억을 사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기억은 쉽게 왜곡되기도 하니까. 왜곡된 기억일지도 모르는, 내가 기억하는 나의 하루 중 하루. 어디까지 마음을 내어주어야 할까 예전에 비하면 인간관계에 대해 스스로 많이 정리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어디까지 마음을 내어주어야 하는지 참 어렵다. 심지어는 내가 믿었던 사람과의 관계조차 쉽지 않다. 나에게 호의적으로 다가오는 사람을 의심하는 내가 가끔은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순수하지 못한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나의 순수한 의도가 타인에 의해 이용당할 때는 또다시 의심이 짙어져.. 2020. 12. 21.
카톡 프사로 시작된 설렘과 그 끝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혹은 이미 겪었을 수도 있는 일상을 글로 남겨본다. 이건 일기일 수도 있고 어쩌면 소설일지도 모른다. 나의 모든 기억을 사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기억은 쉽게 왜곡되기도 하니까. 왜곡된 기억일지도 모르는, 내가 기억하는 나의 하루 중 하루. 카톡 프사로 시작된 설렘과 그 끝 카톡 프로필 사진이 여자와 함께 찍은 사진으로 바뀐 순간 설렘은 끝이 났다. 그 순간의 감정은 ‘와’ 이 한마디면 충분했다. 제주도에서 생활한지 두세 달 정도 지났을까. 어느 날 그에게서 카톡이 왔다. 제주도에 놀러 온다는 내용이었다. 직장을 다니고 있는 그는 휴가를 내고 제주에 온다고 했다. 이틀은 친구가 오기로 했고 하루는 마침 나도 시간이 되어 함께 다니기로 했다. 1월 초에 본 것이 마지막이니 8개월 .. 2020.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