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나무가 아닌 자신의 날개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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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record/하루 중 하루

새는 나무가 아닌 자신의 날개를 믿는다.

by 지끈 2021. 10. 18.

 

 토요일 오전 자격증 시험을 보러 학교에 갔다. 시험 시작이 얼마 남지 않자 감독관이 다가와 보고 있던 책을 정리하라는 제스처를 보낸다. 책을 가방에 넣고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창문 밖에는 건물 아래쪽에 수풀이 우거져 있었다. 아침이라 그런지 참새들 소리가 들렸다.

 

 기다랗고 얇은 나뭇가지에 참새 한 마리가 날아와 앉았다. 그리고 뒤따라 참새 한 마리가 옆에 날아와 앉았다. 가느다란 나뭇가지가 참새의 무게 때문에 낚싯대처럼 휘어진다. 그리곤 한 마리가 다시 날아갔다. 나뭇가지는 날아간 참새 무게만큼 위로 올라갔고 위아래로 너울거렸다. 참새가 앉아있는 가느다란 나뭇가지가 바람에 살랑거렸다. 참새는 나뭇가지에 잘도 앉아있었다.  얇고 흔들리는 나뭇가지 위에서 잘도... 문득 어쩜 저렇게 떨어지지도 않고  앉아있는지 신기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가느다란 다리로...

 

 시험이 끝나고 여유를 느끼고 싶어 오랜만에 전부터 읽고 있던 책을 집었다. 책을 보는데 아래의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뉴욕 어느 서점의 유리에 붙어있던 작자 미성의 글귀 하나가 내 마음에 오래도록 남아있다. 나무에 앉은 새는 가지가 부러질까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는 나무가 아닌 자신의 날개를 믿기 때문이다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후에도 새가 노래할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이다." 

-류시화,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中

 

 아침에 창문 너머로 봤던 참새가 떠올랐다.  그래서 그렇구나 깨닫는다. 그래서 흔들리는 나무에서도 그렇게 편하게 앉아있었구나 하고. 참새를 보면서 신기하면서도 부러웠던  같다. 나는  가느다랗고 흔들리는 나뭇가지 위에서  버틸  있을까? 하고.  답을 오늘 조금이나마 찾은  같다. 우선 시험에 합격할 것이라고 믿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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